주말에 닭다리를 시켜 먹으면서 텔레비전 보다보니, 옥주현 님이 노래를 부르는데 그걸 인공지능이 분석하여 흉내낸다. 사람인지 기계인지 잘 모르겠더만 그게 이 방송의 핵심 내용이었다. 에이아이가 얼마나 인간과 비슷하게, 또는 그 이상으로 행동할 수 있는지 출연자들이 에이아이 에이아이 하면서 연방 감탄이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제목도 ‘에이아이 대 인간’이라고 한 걸로 기억한다. 함께 닭다리를 먹던 어머니께서 물어보신다. 저게 뭐하는 거냐고. 컴퓨터를 이용해서 사람처럼 배워 노래하게 만드는 인공지능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출연자나 진행자나 내가 듣는 동안에는 모두 에이아이라고만 해댄다. 

좀 씁쓸했다. 평소 한글문화연대에서 ‘에이아이(AI)’ 대신 ‘인공지능’으로 쓰자고 그렇게 애쓰며 알리건만, 뉴스나 시사 방송이 아닌 예능 방송에서 ‘에이아이’라고 해버리니, 그 힘을 도대체 어떻게 당해낼 것인가.... 우리는 에이아이 대신 인공지능이라고 말할 수 없는가, 한국인은 에이아이를 이길 수 없는가?

그 순간 우습게도 사무실에서 닭다리를 시켜먹으려다 거기 직원이 닭다리만은 주문이 안 된다고 해서 그 이유를 물어보니 에이아이 때문이라고 했다는 며칠 전 대화 내용이 떠올랐다. 조류독감, 조류인플루엔자를 뜻하는 에이아이, 닭다리를 뜯어 먹으며 에이아이의 활약을 방송으로 접하는 그 순간에 그 에이아이가 생각나다니....

놀랍게도 출연자 가운데 한 사람이 ‘에이아이’ 대신 ‘인공지능’이라는 말을 쓴다. 이름은 모르겠지만 양자역학 전공하는 사람이래나 그렇단다. 설정일까, 그는 다른 출연자들이 에이아이라고 말하는 동안에도 한 번 빼고는 아주 자연스레 그리고 완강하게 ‘인공지능’이라고 말한다. 두 가지 생각이 든다. 그이는 어떻게 그리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언제까지 그럴까? 다음 회가 기다려진다. 얼마 뒤 에스비에스 저녁 뉴스에서 농촌의 에이아이 피해 상황을 상세하게 보도한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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