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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아리아리

한글 아리아리 494

by 한글문화연대 2014. 10. 23.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494
2014년 10월 23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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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리아리 내리비치]

   ◆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정책 운동] 초등학생에게 한자 교육은 부적절-이건범 상임대표
   
◆ [누리방송] 이건범의 그러니까 말이야-22회, 다툴 때도 우리말로
   
◆ [우리말 이야기] 밀월여행-성기지 학술위원
   ◆ [
우리 나라 좋은 나라] 킹 크랩과 민주주의-김영명 공동대표
 
  ◆ [대학생 기자단] 기사-한글 박물관/'안녕!우리말'상징(이노디자인)/한글도미노(우리말가꿈이)

* '내리비치'는 한글문화연대가 '차례'를 갈음하여 부르는 말입니다.

  ◆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반대 운동] 초등학생에게 한자 교육은 부적절-이건범 상임대표

교육부가 2018년부터 적용할 새 교육과정을 마련하면서 교과서에 한자 병기를 강화하고 심지어 초등학교 교과서에까지 한자를 함께 적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배경이 뚜렷하지 않고, 설득력 있는 연구 보고도 없다. 현재 교육부의 방침은 몇몇 교육 관료들의 일방적인 탁상행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초등 교과서에 한자를 함께 적게 되면 많은 학부모는 아이들이 한자를 알아야 수업을 쫓아갈 수 있으려니 하며 한자 교육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을 틈타 한자 사교육이 불붙을 게 뻔하다. 쉴 틈 없이 학원을 도는 아이들 어깨에 한자 공부라는 짐을 하나 더 얹는 셈이다.

일부에선 그동안 초등학생들에게 한자를 가르치지 않아 의미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초등학교 시절 한글로만 적은 교과서로 공부하고 중학교 때부터 한자를 공부했던 우리 중년 세대의 경험에 비추어보건대 이런 주장은 아무 근거가 없다.

낱말의 뜻은 문자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실제 세계에서 나온다. 예를 들어, ‘사회’나 ‘회사’는 모인다는 뜻의 두 한자를 순서만 다르게 조합한 말인데, 한자 정보만으로 두 낱말의 뜻에 다다를 수 없다.

거꾸로 한자 구성을 모른다 해서 우리가 낱말의 뜻을 익힐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어린아이들이 한자를 모르면서 ‘유치원’이나 ‘학교’와 같은 낱말의 뜻을 어떻게 익히겠는가? 문자를 배우기 전에 이미 실생활에서 대화와 체험,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치며 입말로 익히는 것이다. 한자어가 아닌 ‘어머니’, ‘나라’, ‘사랑’과 같은 말을 익히는 이치도 마찬가지다. 그런 까닭에 안중근 의사와 내과 의사를 혼동한다는 이들의 궤변이 현실에서는 전혀 혼란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사회’나 ‘회사’가 어떤 한자로 이루어져 있는지는 중학교 시절에 공부해도 전혀 늦지 않다. 만일 한자를 가르치지 않아 청소년들의 의미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객관적인 연구 보고가 있다면 먼저 중학교 한문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부터 점검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무턱대고 초등학교부터 한자를 가르치겠다는 발상은 우리 국어 교육을 한자 풀이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사교육을 부추길 위험이 너무 높다.

* 이 글은 2014년 10월 8일, 동아일보에 실린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의 글입니다.

  ◆ [누리방송] 이건범의 그러니까 말이야-22회,다툴 때도 우리말로

누리방송, 이건범의 그러니까 말이야
- 22회, 다툴 때도 우리말로

한글문화연대는 우리말글을 주제로 여러가지 지식과 정보 등을 나누는 누리방송(팟캐스트) "그러니까 말이야"를 하고 있습니다. 팟빵을 통해 일주일에 두 번(화, 목) 방송이 나갑니다.

□ 방송을 듣는 방법
- 인터넷: 팟빵 누리집에서 '그러니까 말이야'를 검색하세요.
- 전화기: 팟빵 앱 설치한 뒤 '그러니까 말이야'를 검색하세요.
* 팟빵 바로가기 http://www.podbbang.com/ch/7823


팟캐스트를 우리말로 바꾸면 ?
팟캐스트(podcast)라는 외국어를 인터넷녹음방송이라고 표현하다가 누리방송 이라는 말로 바꾸었습니다.

  ◆ [우리말 이야기] 밀월여행-성기지 학술위원

가을은 곡식뿐만 아니라 여름내 공들였던 사랑의 수확물을 거둬들이는 때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가을에는 유난히 혼례를 치르는 연인들이 많다. 게다가 가을은 여행하기가 좋은 계절이라서, 신혼여행 중에 새 생명을 잉태할 확률도 높다. 우리는 혼인식이 끝나고 신혼여행을 하던 중에 바로 임신해서 낳은 아기를 ‘허니문베이비’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말에도 허니문베이비와 뜻이 같은 말이 있다. 우리 선조들은 혼인하자마자 임신해서 낳은 아기를 ‘말머리아이’라고 하였다. 이 말은 국어사전에도 올라 있는 표준말이다. 허니문베이비보다는 ‘말머리아이’가 정겹고 살갑다.

혼인식을 치르고 난 바로 다음의 즐거운 한두 달을 뜻하는 말이 바로 ‘밀월’이다. 이 밀월 기간에 가는 여행을 ‘밀월여행’이라고 하는데, 신혼여행도 혼인하자마자 가는 여행이므로 밀월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밀월은 영어 ‘허니문’에서 온 말이다. ‘honey’가 꿀이고 ‘moon’이 달을 뜻하는 말이라서, 꿀 밀(蜜) 자와 달 월(月) 자를 써서 밀월이라고 한 것이다. 혼인한 직후의 꿀같이 달콤한 때를 비유하는 말이다. 그런데, 밀월여행을 몰래 다녀오는 여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꿀 밀(蜜) 자를 은밀할 밀(密) 자로 잘못 알고 있기 때문에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

  ◆ [우리 나라 좋은 나라] 킹 크랩과 민주주의-김영명 공동대표

한 열흘 전에 킹 크랩 값이 폭락했다고 뉴스에서 떠들었다. 얼마에서 얼마로 떨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내 관심도 끌었으니 말이다. 이 기회에 한 번 사먹어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내와 가락시장에 가끔 간다. 구경하면서 이것저것 산다. 간 김에 킹 크랩 즉 왕게도 한 번 볼까 했다. 나는 그때 마침 발이 좀 아파서 차 안에 있고 아내만 갔다. 갔더니 웬 걸 왕게  값이 다시 올랐더란다. 그 값을 주고 사먹을 까닭은 별로 없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그렇게 값이 올랐는데도 킹 크랩 사려고 사람들이 줄을 섰더라는 것이다. 참, 광고의 효과가 엄청나다.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것 또한 바로 그 광고 효과 아니겠는가.

킹 크랩 가격 폭락 얘기를 들으면서 사람들은 잊고 있던 왕게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고 자기도 모르게 사먹어 보고 싶어진 것이다. 값이 폭락한 그대로 있었다면 아마 대소동이 벌어졌겠지만, 다시 비싸졌는데도 아랑곳없이 안 찾던 사람들이 킹 크랩을 찾아 나선 것이다.

참, 사람들 조종하기 쉽다. 누가 인간을 이성적인 동물이라고 했던가? 물론 사람은 이성적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비이성적이다.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합리성보다 비합리성이 더 커 보이기도 한다.

영미 계통의 경험 과학에서는 인간의 합리성을 가정하고 그 행동을 설명, 예측한다고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인간 행동에 잘 들어맞을까? 킹 크랩을 먹고 싶은 내 욕구와 내 주머니 사정과 사러 나서는 에너지와 쓸 데 없이 돈 많이 썼다고 타박하는 마누라의 바가지를 다 계산하여 그래도 사 먹는 것이 더 이익이니 그래 사 먹자--이것이 합리적 선택론에서 가정하는 인간 행동의 집행 과정이다.

과연 인간은 그렇게 행동하는가? 별로 아닌 것 같다. 와 킹 크랩이다! 싸졌대! 너도 나도 몰려간다. 와 비싸졌다! 그래도 왠지 손이 간다. 왜일까? 이를 설명하는 심리학 이론들이 많을테지만, 그것까지 내가 건드리면 안 되겠지. 물론 잘 몰라서 하는 소리다.

민주주의의 큰 약점이 대중의 어리석은 휩쓸림이지만, 그것이 민주주의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독재자 역시 대중의 휩쓸림을 교묘히 잘 이용한다. 그러니 ‘우민 정치’라는 비판이 민주주의를 부정할 수는 없다. 독재자는 대중을 더 우민화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어느 나라에서든 나타나지만, 한국 사람들의 집단 휩쓸림은 좀 독특한 면이 있다. 나는 그것을 좁은 국토에 비슷한 인간들이 모여 사는 독특한 조건 때문이라고 본다. 한 마디로 한국은 동질 사회 또는 단일 사회이고 동시에 밀집 사회이다. 요새 와서 다문화 사회니 뭐니 말들을 하지만, 한국은 아직도 세상에서 민족이나 문화적으로 가장 동질적인 사회에 속한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하나의 현상으로 몰리는 경향이 강하다. 이것이 국가적인 에너지가 되기도 하고 사고 공화국의 토대가 되기도 한다.

이런 한국 사회의 특성에 대한 글을 10년 전부터 써 왔지만 아무도 호응해주는 사람이 없다. 미국 사람들이 만든 표준적인 이론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에 또 한 번 썼다.

왕게는 결국 못 먹고 말았지만, 이런 글의 소재를 제공해 준 그 가격 폭락의 주인공에게 감사해야겠다. 그 아저씨는 그쪽 방면 전문가가 아니었는데, 너무 많이 수입하였다가 막 상하고 하려니까 대량 방출하여 가격 폭락을 불러왔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킹 크랩 먹을 기회를 주신 고마운 아저씨다. 손해 본 건 가슴 아프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일 하셨다.

  ◆ [대학생 기자단] 기사-한글 박물관/'안녕!우리말'상징(이노디자인)/한글도미노(우리말가꿈이)

■ 반갑다! 한글 박물관- 한글의 모든 것!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까지
오는 10월 9일 한글날, 국립한글박물관이 첫 문을 연다. 박물관이 개관하기 전 사전 견학을 다녀왔다.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한글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 바로 옆에 건립되어 있어서 찾기 쉬웠다. 아직 개관하기 전이라 분주한 모습의 외관을 뒤로하고 해설사의 설명을 듣기 위해 2층 상설전시실로 올라갔다. 상설전시실은 3부로 나뉘어 있다. 1부에서는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니’를 주제로 연대별로 한글이 걸어온 길을 나타내며 한글의 창제와 원리를 각종 영상과 유물로 설명한다. 특히 대형 화면을 이용하여 훈민정음 창제 원리를 나타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터치스크린을 직접 만지면서 한글 자모음의 형성 원리와 합자원리를 쉽게 익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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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우리말' 상징물을 만들어주세요-이노디자인을 만나다.
2013년 12월 18일 우리 말글을 아름답게 사용하자는 취지를 걸고 많은 단체가 뜻을 모아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을 만들었다. 이 범국민연합은 설립 이후 지금까지 건전 댓글 운동, 우리말 콘서트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안녕 우리말’이라는 상징물을 걸고 다양한 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안녕 우리말’이라는 친숙하고도 쉬운 상징물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의미는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 직접 상징물을 만든 이노디자인의 주임디자이너인 문지은 디자이너와 현윤석 디자이너를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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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 가꿈이, 한글 도미노 세워 한글사랑 실천하다.
지난달 13일 오후 우리말 가꿈이 7기(한글문화연대 주관, 회장 박민규)는 서울 율현초등학교(교장 김희아)에서 우리말을 잘 가꿀 것이란 그들의 다짐을 알리기 위해 한글도미노(DOMINO)를 세우는 9월 모임을 가졌다. 2010년 첫 발을 내디딘 우리말 가꿈이는 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하는 대학생이 모여 우리 정체성과 문화를 지키기 위한 언어문화환경보호에 앞장서는 단체로, 120여명의 대학생이 7기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언어, 대화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주체가 되자는 포부를 갖고 이번 모임에서 대규모 도미노를 세우고 쓰러뜨리는 행사를 통해 우리말에 대한 사랑을 보였다. 우리말 가꿈이 7기의 박민규 운영 회장은 이번 모임에 대해 8월 모꼬지 이후 7기의 첫 활동이라며 15개 모둠원들 간의 협동심을 기르는 기회 또한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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