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방2534

손으로 말하는 보이는 언어 - 김수인 기자 손으로 말하는 보이는 언어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3기 김수인 기자 suin_325@naver.com 청각장애인들이 사용하는 보이는 언어, 바로 수어다. 지난해부터 한국수화언어법이 만들어져 시행되고 있다. 한국수어가 잘 사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한 것이다. 하지만 청각장애인들 외의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또 하나의 언어인 한국수어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보이는 우리말, 한국수어를 알아봤다. 1. 단순히 소리를 대신해 손짓, 몸짓으로 말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다! 한국수어는 우리나라 청각장애인들이 사용하는 보이는 언어로, 수어를 일상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농인이라 한다. 수어는 흔히 사람들이 사용하는 몸짓(제스처)과는 전혀 다르다. 수어는 손과 손가락의 모양인 수형, 손바닥의 방향인 수향, .. 2017. 2. 24.
광화문, 포켓몬 잡으며 한글도 찾아보아요 - 이지은 기자 광화문, 포켓몬 잡으며 한글도 찾아보아요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3기 이지은 기자 freeloves84@hanmail.net 포켓몬 성지? 한글 성지! 새벽 2시, 좁은 골목길 문 닫힌 교회 앞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막 집에서 나왔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모자에 슬리퍼 차림을 하고서. 휴대전화기를 손에 쥔 이들의 목표는 하나였다. 쉽게 등장하지 않는 포켓몬 망나뇽. 게임 포켓몬고(Pokemon Go)는 사람들이 새벽 2시에도 위험한 이불 밖으로 나서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아이템을 주는 보급소인 포켓스톱을 찾아 아이템을 구하고 원하는 포켓몬을 잡기 위해, 또 새로운 포켓몬 체육관을 정복하기 위해 사람들은 걷는다. 광화문은 포켓몬이 잘 등장하는 장소로 인기가 높다. 포켓스톱과 체육관이 많은 광화문은 포.. 2017. 2. 24.
신조어 문체 어디까지 들어보셨나요? - 지승현 기자 신조어 문체 어디까지 들어보셨나요?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3기 지승현 기자 jsh1679@hanmail.net 90년대 말 2000년대 초 컴퓨터 통신이 활발해지면서 채팅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많은 신조어가 생겨났다. 신조어는 단순 줄임말을 비롯해서 일정 집단들만 아는 은어 등으로 사용되었다. 이 신조어들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면서 제법 체계가 잡혔다. 중구난방으로 사용되던 신조어들이 ‘~체’로 정리가 된 것이다. 신조어 문체는 종류가 상당히 많다. 아마 하나하나 정리를 하면 10쪽 이상 넘어갈 것이다. 그 중 인터넷 상에서 많이 쓰이는 5가지만 추려 정리해 봤다. 1. 급식체 현재 신조어의 상징과도 같다. 개인방송 진행자 ‘철구’가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앞서 간형우 기자가 급식체 관련해서만 기.. 2017. 2. 23.
안녕, 낯선 간판 - 서경아 기자 안녕, 낯선 간판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3기 서경아 기자 calum0215@gmail.com 얼마 전 동네에 꽃집이 새로 생겼다. “달이 뜨면 꽃이 피고”라는 글자가 예뻐 눈에 띄었다. 꽃집 간판이라기엔 생소한 이름이다. 꽃 살 일도 없는데 들어가 보고 싶어지게 만든다. 요즘 카페가 많은 거리나 골목엔 하나둘씩 저 꽃집과 같이 우리말로 쓰인 간판을 가진 가게가 자리 잡고 있다. 흔한 외래어 간판들 틈에서 비주류적인 감성의 우리말 간판이, 낯섦과 새로움을 추구하는 10-2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중이다. 합정에서 홍대까지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걸으며 우리말 간판이 가진 감성을 찾아보았다. 합정역 3번 출구로 나와 골목으로 접어드니 ‘미소를 만드는 치과’라는 간판이 눈에 띈다. 치과 치료를 통해 예쁜 .. 2017. 2. 23.
돌팔이와 단감 [아, 그 말이 그렇구나-174] 성기지 운영위원 낱말의 뜻을 오해하고 있는 사례 가운데 ‘돌팔이’라는 말이 있다. 뜻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돌팔이’의 뜻을, ‘돌’과 관련지어 생각하고 있다. ‘돌멩이를 파는 엉터리 장수’라고 지레 짐작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이 말은 원래 남의 직업을 낮추는 말이 아니다. ‘돌팔이’는 요즘처럼 상설 붙박이 가게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생겨났다. 그 시절의 장사꾼 가운데는 이곳저곳으로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바로 그런 사람을 ‘돌팔이’라고 한다. 요즘 말로 ‘행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돌팔이’의 ‘돌’은 돌멩이가 아니라 ‘돌아다니다’의 첫 글자임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본디 ‘돌팔이’는 부정적인 말이 아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 2017. 2. 23.
사대주의에 대하여(2)  [우리 나라 좋은 나라-67] 김영명 공동대표 사대주의에 대하여(2) 그러면 사대주의는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큰 나라, 앞선 나라를 섬기거나 우러러 보고 그 힘을 추종하며 자기 것을 업신여기는 마음 상태이며, 큰 나라와의 관계가 국내외 정책의 근본을 규정하는 정책 사조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현대 한국의 사대주의는 중국의 변방으로 살아온 오랜 역사, 일본의 강점, 그리고 미국에 대한 의존 등 한민족의 지정학적 역사에 뿌리박고 있다.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강대국의 영향이나 지배 하에 있었던 역사가 과거에는 물론이고 주권 국가의 모습을 갖춘 현대에도 대외 의존적 구조와 심성을 탈피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런 사대적 마음이나 정책은 역사적으로 중화 사대주의, 문명 개화 사대주의, 친일 사대주의,.. 2017. 2. 22.
1년이라는 시간의 가치 - 이민재 기자 1년이라는 시간의 가치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3기 이민재 기자 2942207@naver.com 생소했다. 처음 해보는 대학생기자단도, 한글문화연대라는 단체도 내겐 생소함 그 자체였다. 그런데도 많은 대학생기자단 중에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3기’에 지원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돌이켜보면 글 쓰는 것은 좋아하면서도 아직 한 번도 제대로 된 글쓰기를 배워본 적이 없는 내게, 글쓰기의 기본이 되는 한글에 관한 활동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 되리라 생각했다. 나름 글 좀 쓴다고 자부했던 내 첫 기사에 답변이 왔다. 온통 빨간 줄투성이였다. ‘수정 부탁합니다.’ 당황스러웠다.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기회는 흔하지 않다. 몇 번의 퇴고 작업을 거치고 보낸 첫 기사는 그렇게 내 글쓰기 수준을 적나.. 2017. 2. 20.
사대주의에 대하여(1) [우리 나라 좋은 나라-67] 김영명 공동대표 사대주의에 대하여(1) 많은 사람들이 한국 민족주의가 너무 강하다고 말을 하지만, 하지만 사실 우리에게 가장 강한 사조는 민족주의가 아니라 그 반대인 사대주의일지 모른다. 이제부터 몇 회에 걸쳐 한국의 사대주의가 어떻게 나타나고 어떤 문제를 보이는지를 얘기하도록 한다. 우선 사대주의가 무엇인지부터 생각해 보자. 사대주의라는 말은 다른 나라 말에서는 보기 어려운 한국의 특유한 언어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사대주의는 한자말이라 중국에 존재할 뿐 아니라 그 낱말의 기원도 중국일 것이다. 그것은 고대 이래 근대 이전까지의 중국과 변방의 관계를 지칭하는 용어였다. 중국어를 모르는 나로서는 현대 중국에서 그 말이 얼마나 통용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사대주의.. 2017. 2. 16.
모, 알, 톨, 매, 벌, 손, 뭇, 코, 쾌 [아, 그 말이 그렇구나-173] 성기지 운영위원 인류가 쓰고 있는 7,000여 종의 언어 가운데 우리말만큼 세는 말이 잘 발달되어 있는 언어도 드물다. 대상의 형태와 특성에 따라 신묘하게 부려 써 온 세는 말들이 이미 오래 전부터 외래 언어에 밀려나 이제는 몇몇 제한된 범위 안에서만 쓰이고 있는 현실이 못내 안타깝다. 하나하나 낱개를 셀 때, 요즘에야 거의 한자말 ‘개’로 세고 있지만 본디 그 대상에 따라 세는 말이 달랐다. 가령, 두부나 묵 따위와 같이 모난 물건일 때에는 ‘모’라는 단위명사를 쓰고, 작고 둥글둥글하게 생긴 것을 셀 경우에는 ‘구슬 한 알’, ‘달걀 한 알’, ‘사과 한 알’처럼 ‘알’이란 단위를 쓴다. 특히, 밤이나 도토리 따위를 셀 때에는 ‘알’이라고도 하지만, ‘밤 세 톨, 도토.. 2017. 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