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다리와 섬다리
[아, 그 말이 그렇구나-33] 성기지 운영위원 우리말 ‘산봉우리, 산마루, 산줄기, 산비탈, 산자락, 산기슭’ 가운데 ‘산줄기’가 일본식 한자말 ‘산맥’으로 바뀌어 버렸다. 북한에서는 아직 ‘산줄기’라 한다. ‘백두대간’이라 할 때의 ‘대간’이나 ‘정맥, 지맥’ 들의 ‘간, 맥’이 다 ‘줄기’라는 말이다. ‘산맥’을 ‘산줄기’라고 살려 쓰면 남북한 언어의 차이도 줄어들 것이다. 우리가 ‘육교’라고 부르는 것도 일본말이다. 이러한 형태의 다리를 중국에서는 ‘하늘다리’라 하고, 우리는 ‘구름다리’라고 한다. 일본말 ‘육교’는 ‘뭍에 있는 다리’이니 가장 좀스럽고, ‘하늘다리’는 지나친 과장이고, 우리말 ‘구름다리’가 알맞고 정겹다. 이름 짓는 방식에서도 민족성이 엿보인다. 이 말과 비슷한 경우로, 요즘 들..
2014. 4. 3.
고달픈 삶
[아, 그 말이 그렇구나-31] 성기지 운영위원 우리말에서 은 대개 ‘-프다’가 붙어서 쓰이고 있다. ‘아프다’가 그렇고, ‘배고프다, 슬프다, 구슬프다, 서글프다’ 들이 모두 그렇다. 예를 들어, 움푹 팬 곳이나 깊은 구멍을 우리말로 ‘골’이라고 하는데, 이 ‘골’에 ‘-프다’가 붙어 만들어진 ‘골프다’가 오늘날 ‘고프다’로 되었고, 이 ‘고프다’는 배가 비어 있는 것을 느낀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또, ‘가늘다’라고 하면 물체의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지만, ‘가냘프다’고 하면 “가늘고 얇게 느껴진다.”는 마음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 된다. 그래서 ‘가냘픈 여인의 몸매’라고 하면 객관적인 사실이라기보다는 주관적인 느낌을 나타내는 측면이 강한 말이 되는 것이다. ‘고단하다’와 ‘고달프다’ 또한 같은 차이를..
2014.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