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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2530

사람의 수명 [우리 나라 좋은 나라-27] 김영명 공동대표 내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여든 넘게까지 사셨다. 비교적 오래 사신 편이다. 외할아버지만 요절하셨다. 아버지는 여든 여덟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아흔 하나이신데 아직 계신다. 우리 보모님 세대에서 여든을 넘기는 것은 보통이다. 우리 세대는 최소한 아흔일 것이다. 아마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나도 아흔까지는 살 것이다. 우리 자식 세대는 백 살이 기본이 될지 모른다. 사람의 수명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영양이 점점 좋아지고 의학 기술이 점점 발달하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60년을 살고 있다. 생각하면 무척 긴 세월이다. 태어나서 자라고 어른이 되어 가정을 이루고 또 자식을 낳고, 그 자식이 자라고... 그밖에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생각하면 몇몇 가지 생각나기도 하지.. 2014. 4. 10.
멋쟁이를 만드는 멋장이 [아, 그 말이 그렇구나-34] 성기지 운영위원 요즘엔 화장품 가게들에 밀려나 거의 자취를 감추었지만, 옛날에는 이 마을 저 마을 다니며 화장품을 파는 여인네들이 많았다. 그녀들은 화장품만 파는 게 아니라, 집밖으로 나가기 힘든 마을 아낙들의 얼굴을 가꾸어 주는 ‘출장 분장사’ 노릇까지 떠맡았었다. 바로 이들을 대신하여 생겨난 직업이 오늘날의 이다. 얼굴 못지않게 여자의 겉모습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머리 모양새이다. 마을 아낙들의 머리를 손질해 주고 온갖 수다까지도 다 받아 주던 직업이 미용사였다. 그런데, 미용실이 차츰 내부 장식이 화려해지며 ‘헤어 살롱’으로 바뀌더니, 미용사는 이제 로 불린다. 옷이 날개라는 말처럼, 옷은 입기에 따라 사람의 겉모습을 초라하게도, 근사하게도 만든다. 하지만 옷맵시를 .. 2014. 4. 9.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기 + 우리말가꿈이 6기 홍보지원단 교육(2014/04/05)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기 + 우리말가꿈이 6기 홍보지원단 교육] - 때: 2014년 4월 5일(토) 오전 9시 - 곳: 공간 활짝 □ 르뽀 기사 쓰기: 이계홍 동국대 겸임 교수 □ 사진 잘 찍기: 정지윤 경향신문 기자 2014. 4. 7.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기 + 우리말가꿈이 6기 홍보지원단 교육(2014/03/29)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기 + 우리말가꿈이 6기 홍보지원단 교육] - 때: 2014년 3월 29일(토) 오전 9시 30분 - 곳: 공간 활짝 □ 일반 기사 쓰기: 이계홍 동국대 겸임 교수 □ 우리 말글 바로 쓰기: 성기지 한글문화연대 학술위원 2014. 4. 7.
[모집] 한글문화연대 시민단체 활동 체험 참가자 한글문화연대 실습과정(인턴) 참가자 모집 한글문화연대는 우리말과 한글을 보호하고 가꾸는 일에 앞장서는 시민단체입니다. 단순히 “우리 것이라서 좋은 것이야” 라는 생각을 넘어서 “국어는 인권”이라는 가치를 운동의 핵심으로 삼아 공공언어 감시 활동, 학술 활동, 우리말과 한글문화 활등을 다양하게 펼쳐왔습니다. 특히 한글날을 다시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국민운동을 이끌어 마침내 결실을 맺었습니다. 한글문화연대의 가치와 활동을 바탕으로 꿈과 열정을 펼칠 인턴을 아래와 같이 모집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이 많이 지원해 주시길 바랍니다. 지원자격 대학/대학원 휴학생, 일반인으로 우리말과 한글 운동에 관심 있는 사람 활동내용 우리말글 운동 관련 업무 지원(언어정책 국제회의 및 토론회 준비, 공공언어조사 사업, 언어문화개선.. 2014. 4. 3.
개나리를 심었다 [우리 나라 좋은 나라-26] 김영명 공동대표 지난 주말에 개나리를 심었다. 아파트가 1층이라 내 나름대로 정원을 가진 셈이다. 십몇 년 전에 이사 오면서 단풍나무와 벚나무도 춘천에서 옮겨 심었는데 아직 크게 자라지 못했다. 옮기기 쉬운 작은 놈들만 가져왔더니, 작기만 한 게 아니라 작고 허약한 놈들이었나 보다. 베란다 쪽에 빈 공간이 있어 개나리나 심어야겠다고 생각만 한 지 어언 수 년, 이번에 겨우 실행했다. 무슨 대단한 결심이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시간과 기분과 기억의 조합이 맞았던가 보다. 앙상한 꼬챙이 다섯 개를 심었는데, 이것들이 과연 올해 꽃을 피울지 모르겠다. 파는 이는 피울 거라고 했지만 다 믿을 수야 있나. 아내는 피울 거라고 하여 점심 내기를 했다. 대 당 4개 쳐서 20개 이상 꽃.. 2014. 4. 3.
구름다리와 섬다리 [아, 그 말이 그렇구나-33] 성기지 운영위원 우리말 ‘산봉우리, 산마루, 산줄기, 산비탈, 산자락, 산기슭’ 가운데 ‘산줄기’가 일본식 한자말 ‘산맥’으로 바뀌어 버렸다. 북한에서는 아직 ‘산줄기’라 한다. ‘백두대간’이라 할 때의 ‘대간’이나 ‘정맥, 지맥’ 들의 ‘간, 맥’이 다 ‘줄기’라는 말이다. ‘산맥’을 ‘산줄기’라고 살려 쓰면 남북한 언어의 차이도 줄어들 것이다. 우리가 ‘육교’라고 부르는 것도 일본말이다. 이러한 형태의 다리를 중국에서는 ‘하늘다리’라 하고, 우리는 ‘구름다리’라고 한다. 일본말 ‘육교’는 ‘뭍에 있는 다리’이니 가장 좀스럽고, ‘하늘다리’는 지나친 과장이고, 우리말 ‘구름다리’가 알맞고 정겹다. 이름 짓는 방식에서도 민족성이 엿보인다. 이 말과 비슷한 경우로, 요즘 들.. 2014. 4. 3.
엄마와 바나나 [우리 나라 좋은 나라-25] 김영명 공동대표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는 먹을 것을 많이 찾으신다. 이것저것 드리지만 만만한 것이 바나나라서 바나나를 자주 드린다. 우리는 바나나 껍질을 반만 까고 먹지만, 어머니에게는 그것이 거추장스러울까봐 껍질을 다 까고 알맹이만 드린다. 반 잘라 드릴 때도 있고 다 드릴 때도 있다. 어머니는 그것을 한 손에 쥐고 다른 손으로 조금씩 잘라 드신다. 이 없는 입으로 오물오물 잘 드신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손이 끈적끈적해지지 않을까 궁금했다. 한 동안 궁금해 하기만 하다가 어느 날 실험을 해 보기로 했다. 나도 바나나 껍질을 다 까고 알맹이만 들고 먹어보았다. 생각보다는 끈적한 것이 많이 묻지 않아 괜찮았다. 바나나 하면 많은 것이 생각난다. 우리 어릴 적에는 바나나가 .. 2014. 3. 27.
뜨게부부와 새들꾼 [아, 그 말이 그렇구나-32] 성기지 운영위원 봄이 되니 혼인을 알리는 청첩장이 부쩍 늘었다. 일가친지와 벗들 앞에서 가장 아름답게 혼인 예식을 치르고 싶은 마음이 청첩장마다 들어 있다. 하지만 사정이 있어 혼례를 치르지 않고 그대로 동거해 버리는 남녀도 있다. 요즘에는 ‘혼전동거’라 하고 ‘동거남’이니 ‘동거녀’니 말하지만, 예전에는 이러한 남녀를 ‘뜨게부부’라 하였다. ‘뜨게’는 ‘본을 뜨다’와 마찬가지로 흉내 낸다는 뜻이므로, ‘뜨게부부’는 정식 부부가 아니라 남녀가 부부 행세를 할 때에 부르던 말이었다. 따라서 혼인 신고를 하지 않고 사실혼 관계에 있는 부부도 ‘뜨게부부’라 부를 수 있다. 남녀를 서로 맺어주는 일을 ‘중신하다’, ‘중매하다’고 말하는데, 이때에 쓰는 토박이말이 ‘새들다’라는 말.. 2014.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