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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아리아리542

한글 아리아리 796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96 2020년 11월 12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우리말 이야기] 어리눅다 - 성기지 운영위원코로나19 사태 이후로 벌써 열 달째 점심밥을 밖에서 먹지 못하고 줄곧 사무실에서 도시락을 먹고 있다. 온종일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어서인지 요즘에는 일하다 말고 깜박깜박 졸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정신이 맑지 못하고 기운이 없어서 갑자기 누가 무슨 말을 걸면 얼른 알아듣기도 어렵고 몸을 움직이기도 힘들어진다. 이런 상태를 우리말로 흔히 ‘어리버리하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어리버리하다’는 말은 올바른 말이 아니다. 정확히 표현하려면 ‘어리바리하다’고 해야 한다. 비슷한 말 가운데 ‘어리마리’란 말도 있다. ‘어리마리’는 잠이 든 둥 만 둥 .. 2020. 11. 13.
한글 아리아리 795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95 2020년 11월 5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우리와 저희 - 성기지 운영위원대명사로 쓰이는 ‘우리’는 말하는 사람이 자기를 포함하여 자기편의 여러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공손히 말해야 할 상대 앞에서 ‘우리’라는 말을 쓸 때에는 이 말을 낮추어야 하는데, ‘우리’의 낮춤말이 바로 ‘저희’이다. 따라서 손윗사람에게나 직급이 높은 사람, 또는 기업이 고객을 상대로 할 때에는 ‘우리’ 대신 ‘저희’라는 표현을 쓴다. 그러나 ‘우리’는 말을 듣는 상대방까지도 포함할 수 있지만, ‘저희’에는 말을 듣는 상대방이 포함되지 않는다. 가령, 같은 회사의 상급자에게 “저희 회사가…”라고 말한다면, 그 상급자는 그 회사 사람이 아닌.. 2020. 11. 6.
한글 아리아리 794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94 2020년 10월 29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이르집다 - 성기지 운영위원 부부싸움을 할 때 감정이 격해지면 예전에 서운했던 일들을 들추어내게 된다. 그러다보면 싸우게 된 빌미는 잠시 잊어버리고 그동안 가슴 안쪽 깊숙이 담아 두었던 것들에 불이 지펴져서 종종 큰 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이렇게 이미 지나간 일을 들추어내는 것을 ‘이르집다’라고 한다. 흔히 “남의 아픈 데를 이르집다.”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말은 또, ‘없는 일을 만들어 말썽을 일으키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그냥 지나가면 될 텐데 괜히 이르집어서 이 난리를 피우냐.”처럼 말할 수 있다. 본디 이 말이 처음 생길 때는 “밭을 일구기 위해 단단한 땅.. 2020. 10. 30.
한글 아리아리 793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93 2020년 10월 22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옹춘마니, 옹망추니 - 성기지 운영위원우리는 흔히 융통성이 없는 사람을 ‘유도리 없다’고 말하는데, 이 ‘유도리’는 다들 알고 있듯이 일본어 잔재이다. 일본어 ‘ゆとり’[유토리]는 마음의 여유라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유도리’를 ‘융통성’으로 순화해서 쓰고 있다. 그렇지만 ‘융통성’도 한자말이다. 그렇다면 이 유도리나 융통성을 바꾸어 쓸 만한 순 우리말은 없을까? 지금은 잘 쓰이지 않고 있지만, 융통성이 없는 사람을 가리키는 순 우리말이 있다. 바로 ‘옹춘마니’라는 말이다. “저 사람은 유도리가/융통성이 없어.”를 “저 사람은 옹춘마니야.”라고 바꾸어.. 2020. 10. 23.
한글 아리아리 792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92 2020년 10월 15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알림] 한글문화연대, '한글 발전 유공자'로 선정되어 대통령 단체 표창 받다. ▲ 대통령 단체 표창, 에서 상을 받고 있는 김명진 부대표, 이건범 대표 (출처: 한국방송) 2020년 10월 9일 오전 10시 서울 경복궁 수정전 앞에서 열린 574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한글문화연대가 한글‧한국어의 발전과 보급에 헌신한 공을 인정받아 '한글 발전 유공자'로 선정되어 대통령 단체 표창을 받았습니다. 한글문화연대는 오랫동안 영어와 로마자, 한자 남용을 줄이고 어려운 공공언어를 순화하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더 보기 자세한 내용은 누리집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마침] 2020년 한글날.. 2020. 10. 16.
한글 아리아리 791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91 2020년 10월 8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알림] 2020년 한글날 기림 학술대회(10/10)1. 행사명‘공공언어 개선의 사회철학 세우기’ 학술대회 2. 학술대회 얼개ㅇ 주제: 공공언어 수월화의 사회철학을 세운다.ㅇ 때: 2020년 10월 10일 토요일 오전 11시 ~ 오후 5시ㅇ 곳: 서울대호암교수회관 2층 마로니에 / 유튜브 ‘한글주간’ 생중계ㅇ 주최: 사단법인 한글문화연대, 한겨레말글연구소ㅇ 후원: 문화체육관광부ㅇ 주요 일정 구분시간발표 주제발표자토론자기조 발제11:00 ~11:20공공언어와 인권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없음발표111:20 ~12:00한국어의 다양성과 언어 민주주의강미아, 유타밸리대 교수, 교육학김선철, 국.. 2020. 10. 9.
한글 아리아리 790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90 2020년 9월 24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한 잔의 커피 - 성기지 운영위원 어느 가수의 앨범 가운데 “비와 한 잔의 커피”라는 노래가 있다. 또 다른 가수의 앨범 가운데는 “커피 한 잔 할래요”라는 노래도 있다. ‘한 잔의 커피’와 ‘커피 한 잔’은 같은 뜻이지만 같은 말은 아니다. ‘커피 한 잔’이 우리말 표현인 데 반하여 ‘한 잔의 커피’는 우리말을 빌어 표현한 영어투 말이다. 우리는 ‘커피 한 잔’을 마셔 왔을 뿐, ‘한 잔의 커피’를 마시지는 않았다. 정육점에 가서 ‘돼지고기 한 근’을 주문하기는 해도 ‘한 근의 돼지고기’를 달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영어를 직역한 말이 우리말처럼 변해서 쓰이고 있는 .. 2020. 9. 25.
한글 아리아리 789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89 2020년 9월 17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초다짐 - 성기지 운영위원 이제 횟집에 가도 더 이상 사시미(さしみ)나 와사비(わさび) 같은 일본말은 듣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어느덧 생선회, 고추냉이가 더 자연스러워졌으며 일식집 차림표에도 그렇게 적힌다. 하지만 아직 물리치지 못한 일본말 찌꺼기가 있다. 바로 쓰키다시(つきだし)다. 횟집에 가면 주문한 생선회가 나오기 전에 여러 가지 먹거리를 내오는데 이것을 흔히 ‘쓰키다시’라 부르고 있다. 생선회를 마련하는 동안, 우선 배고픔을 면하라고 간단히 내주는 음식을 그렇게 부르는 모양이다. 그러나 ‘고추냉이’를 찾아내어 ‘와사비’를 없앴듯이 이 말 또한 우리말로 바꿀 수.. 2020. 9. 18.
한글 아리아리 788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88 2020년 9월 10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우리말 이야기] 홀몸과 홑몸 - 성기지 운영위원배가 불러 있는 며느리가 주방에 들어가려 하자, 시어머니가 만류하며 인자하게 타이른다. “홀몸도 아닌데 몸조심해라.” 이 말은 무슨 뜻일까? 만일 ‘임신 중이니 몸조심하라’는 뜻이라면, 낱말 선택이 잘못 되었다. ‘홀몸’은 ‘혼잣몸’ 곧 독신을 말한다. 말하자면, 배우자가 없는 사람을 홀몸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홀몸도 아닌데 몸조심하라’는 말은 ‘배우자가 있으니 몸조심하라’는, 전혀 엉뚱한 뜻이 되어 버린다. 임신 중인 며느리에게 이렇게 말할 시어머니가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아기를 배지 않은 몸은 ‘홑몸’이라고 한다. 곧 딸린 사람이 없는.. 2020. 9.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