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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문화연대1472

로봇에게나 할 말을? [한국방송작가협회-방송작가 2018년 7월호]에 실린 글 오늘은 우리말의 밑바닥에 깔린 뒤틀림을 살펴보련다. 누구나 병원에 가면 바깥 세상에서는 잘 안 쓰는 요상한 말투를 경험한다. “이건범 님, 주사실 앞에서 기다리실게요.” “아, 네.” “이건범 님, 들어오실게요. 바지 약간 내리실게요.” ‘기다리세요, 들어오세요, 내리세요’ 대신 쓰는 ‘기다리실게요, 들어오실게요, 내리실게요’는 이제 병원을 넘어서 미용실, 손톱손질가게 등 손님과 일하는 이가 가까이 접촉하는 모든 업종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한때 에서 이 말투를 가지고 노는 바람에 더 심해졌다. 언뜻 들으면 공손하게 부탁하는 말 같기도 하고, 나한테 요구하는 건지 자신이 하겠다고 하는 건지 뒤엉킨 것 같아 앞말에만 의지하여 해석하는 말들. ‘-ㄹ.. 2018. 7. 12.
[공문]‘에어포켓’이라는 말을 ‘배 안 공기층’으로 바꿔서 보도해 주십시오. [공문] ‘에어포켓’이라는 말을 ‘배 안 공기층’으로 바꿔서 보도해 주십시오. 공문 보낸 곳: 문화방송, 서울방송, 연합뉴스, 와이티엔, 제이티비씨, 케이티브이 국민방송, 한국방송, 이뉴스투데이, 전북일보, 전남일보, 동아일보, 노컷뉴스 보낸 내용: 공공 매체인 방송은 국민에게 소식을 전할 때, 모든 국민이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우리말을 사용해 보도해야 합니다. 외국어 때문에 소외당하는 국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이 점을 잘 살펴 앞으로는 ‘에어포켓’이라는 말을 쉬운 우리말인 ‘배 안 공기층’으로 바꿔 보도해 주십시오. *에어포켓: 배 안 공기층 2018. 7. 10.
국어기본법 지키려 헌재 법정에 서다 [삶과 우리말 2017년 제27권 제1호 · 봄]에 실린 글 국어기본법 지키려 헌재 법정에 서다 이건범(한글문화연대 대표) 국어기본법을 상대로 삼은 위헌심판 청구 사건의 공개 변론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은 건 2016년 3월 22일의 일이었다. 어디 행사에 갔던 우리 연대 정인환 위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사람에게서 이 소식을 듣고 내게 알린 것이다. 얼마 후 문체부 국어정책과에서 이 공개 변론에 참고인으로 나서 달라고 부탁하는 전화가 왔다. 한자혼용을 주장하던 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 전통문화연구회, 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등의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2012년 10월 22일에 국어기본법 등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는데, 3년 반 만에 공개 변론이 열리게 된 것이다. 사건번호는 2012헌마854.청구인들은 ‘한자는 .. 2018. 7. 9.
한글날은 어떻게 다시 공휴일이 되었는가? [국어생활 2013년 제23권 제3호 · 가을]에 실린 글 한글날은 어떻게 다시 공휴일이 되었는가? 이건범 / 한글문화연대 대표, 작가 한글날이 23년만에 다시 공휴일이 되었다. 세계의 흐름을 뒤쫓아 2004년부터 주5일제 시행에 들어가 노동 시간이 줄어든 사정을 감안한다면 참으로 뜻밖의 일이다. 국경일이자 공휴일이었던 제헌절은 외레 2008년부터 공휴일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물론 기업인, 특히 대기업인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정부가 을 고쳐가며 한글날을 공휴일로 만든 데에는 “문화”를 바라보는 우리 국민의 생각이 많이 바뀐 사정이 크게 작용하였다. 문화 국가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가 경제 논리를 넘어선 것이다. 한글날을 다시 공휴일로 만들자는 운동에 앞장섰던 한 사람으로서 나에게는 두 가지의.. 2018. 7. 9.
한글 아리아리 676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676 2018년 7월 5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가다마이와 남방 - 성기지 운영위원 장맛비가 걷힌 하늘이 눈부시게 파랗다. 비는 물러갔지만 이제 무더위가 걱정이다. 30도가 넘는 날씨에 부득이하게 양복을 입어야 할 때가 있는데 고충이 이만저만 크지 않다. 양복을 흔히 ‘가다마이’라 하기도 하고 이 말을 줄여서 그냥 ‘마이’라고도 하는데, 이 말은 일본말 ‘가다마에’에서 온 것으로 표준말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단추가 외줄인 양복저고리를 ‘가다마에’라 한다. 이것을 영어식 표현으로 ‘싱글’이라 하는 사람도 있는데, 우리말로는 ‘양복저고리’라고 하면 된다. 요즘처럼 더운 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남자들은 양복저고리 대신에 .. 2018. 7. 6.
[알림] 7월 알음알음 강좌(26) - 현대 한국어 경어법의 변화 방향/이정복 교수 ■ 주제: 현대 한국어 경어법의 변화 방향 - ‘님’의 확산과 기능의 다양화, 주체 높임 ‘시’의 기능 확대, 객체 높임 ‘드리다’의 문법화 가능성, 청자 중심의 경어법 사용 등을 다룹니다. ■ 강사: 이정복 교수(대구대학교 국어학) ■ 때: 2018년 7월 19일(목), 저녁 7시 30분 ■ 곳: 활짝(마포 한글문화연대 강의실) ** 찾아오시는 길 더 자세히 보기 ■ 수강 신청 가기로드 중... 2018. 7. 5.
우리말 사랑 동아리 6기 모집 한글문화연대 '우리말 사랑 동아리 6기'를 모집합니다.- 쉬운 말로 국민과 소통하는 공공언어문화- 품격있고 올바른 말이 이끄는 언어문화 - 어른의 관심과 청소년의 참여로 맑아지는 언어문화를 퍼뜨려 주세요. 신청 기간 2018년 7월 15일(일)까지 * 마감일이 학교 시험과 겹쳐 신청서 작성에 어려움이 많다는 문의가 많습니다. 신청 마감일을 7월 15일로 연기했습니다. 7월 21일(토), 서울에서 열리는 오름마당 일정을 꼭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신청 자격 우리말과 한글을 주제로 ‘언어문화 개선’ 활동을 하고자 하는 중·고등학생 동아리※ 새롭게 활동하고자 하는 사람도 동아리를 만들어 지원할 수 있습니다. ※ 동아리 최소 인원은 3명입니다. ※ 신청할 수 없는 동아리 - 개인(강사), 지역, 단체, 시설의.. 2018. 7. 4.
판문점에서 돋아난 평화의 씨앗, ‘같은 말’ 준비할 때다-강아현 기자 판문점에서 돋아난 평화의 씨앗, ‘같은 말’ 준비할 때다 - [인터뷰] 김슬옹 언어학자에게 통일 후를 책임질 언어통일을 묻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5기 강아현 기자 rkddkgus6223@naver.com “남북을 잇는 가장 강력한 끈은 언어예요. 회담장 배경인 세종어제 훈민정음은 평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두 정상의 믿음과 간절한 염원을 담은 것입니다.”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의 통역도, 수행원도, 취재진도 없는 ‘도보다리 단독 회담’은 우리 민족의 얼에 새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멀게만 느꼈던 북과 같은 뿌리의 언어를 가졌음을 다시금 인지한 것이다. 그러나 70년의 분단 비극 속에서 남북의 언어와 문화는 적잖게 변화했다. 지난 2월 청와대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 2018. 6. 29.
한글 아리아리 675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675 2018년 6월 28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같습니다 - 성기지 운영위원 ‘같습니다’라는 말을 격에 맞지 않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같다’는 “무엇이 무엇과 같다.”와 “아마 무엇 무엇인 것 같다.”의 두 가지로 쓰인다. 이 가운데 뒤에 말한 ‘같다’는 추정이나 예상을 나타내므로 반드시 ‘확실하지 않은’ 전제가 있어야 한다. 분명한 사건이나 느낌, 생각을 말하면서 ‘같다’를 쓰는 것은 옳지 않다. 가령 “기분이 참 좋은 것 같아요.”라든지,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라는 말들은 말하는 이가 자기의 느낌이나 경험을 이야기한 예이다. 그러면서 남의 일처럼 추정의 표현을 쓴 것은 올바르지 않다. 이때에.. 2018. 6. 29.